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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주보성인(主保聖人) : 성모 승천 (축일 : 8월 15일) 

  특별히 공경하는 분을 각 본당의 수호자로 모시는데, 구암 성당은 '성모승천'으로 정하였습니다.

  광복절인 8월 15일은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기념하는 '성모승천대축일'입니다. 이날은 모든 신자들이 주일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미사에 참례해야하는 의무 축일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영혼과 육신이 하늘로 들려 올라가 하느님의 영광에 들게 되었음을 기념하는 성모승천 대축일을 맞아 다음 글 에서는 이 축일의 유래와 의미 등 을 살펴봅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의 유래

  교회가 언제부터 성모승천을 성대하게 기념하게 됐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육신과 영혼의 승천에 관한 기록은 신약성서와 초대 교회문헌 어느 곳에서도 명확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교회 역사학자들은 교회가 4세기 때부터 이 축일을 지내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는 4세기 말 신약성서 외경 작품들이 '성모의 죽음' 또는 '성모의 장례식' 이라는 제목으로 성모 마리아가 죽은 지 3일 후에 부활했다는 식으로 성모 승천을 언급하고 있는 사실에 기인합니다.

  교회가 성모승천을 공적으로 기념한 것은 5세기 초 예루살렘 교회가 8월 15일 성모를 '하느님의 어머니' 로 공경하는 축일로 지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입니다. 그 후 교회는 6세기 때에 축일을 '성모 안식 축일' (dormitio)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그 당시 교회는 순교자들과 성인들을 그들의 사망일에 맞춰 기념하던 관습을 갖고 있었고, 이에 따라 성모 마리아가 하늘나라에 올림을 받아 영원한 안식을 누리고 있음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성모 안식 축일'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이후 성모승천 대 축일은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1월1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3월25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 대축일(12월8일)등과 함께 교회 전례력에서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기념하는 대 축일 중 하나로 지켜져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성모 승천이 가톨릭교회의 믿을 교리로 공식 선포된 것은 불과 52년 전의 일입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재위 1939~1958년)가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영혼과 육신이 함께 천상의 영광에로 들어 올림 받으셨다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진리"라고 선포함으로 서였습니다. 그 후 제2차 바티칸공의회도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 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영광으로 부르심을 받으시어, 주님으로부터 천지의 모후로 추대 받으셨다"(교회 헌장 59항)며 성모승천 교리를 교회의 정통 교리로서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성모승천 대축일의 의미와 생활

  교회가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면서까지 성모 마리아에게 각별한 영예와 공경을 바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성모 마리아가 구세사에서 수행한 탁월한 역할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는 처녀임에도 불구하고 성령으로 아들을 낳으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예'라고 순명함으로서 하느님의 모친이 되었을 뿐 아니라, "성부의 뜻과 성자의 구속 사업과 성령의 모든 활동에 전적으로 따르고 참여함으로서 교회를 위하여 신앙과 사랑의 모범"(가톨릭교회 교리서 967항)이 된 것이지요. 즉, 아들 예수가 그랬듯이 인간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 들여 순명하고, 평생 하느님의 뜻만을 따라 살며 구원 사업에 협력한 점을 인정해 교회는 성모 마리아에게 특별한 영예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런 성모를 우리는 어머니로 공경한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뜻을 찾는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은 모든 인간이 서로 사랑하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또,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라고 권고하십니다. 또 사사로운 이익이나 욕망에서 벗어나 모든 인류가 가진 바를 나누고 살아가는 참다운 섬김의 공동체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내 것','나를 위해 남겨 둔 몫'을 찾기보다 '너의 몫'을 챙겨주는 따뜻한 사랑을 실천할 때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받아들이실 것입니다. 한편 성모 승천은 우리에게는 희망의 표지가 됩니다.

  교황 바오로 6세는 1974년 발표한 교황 권고 [마리아 공경]에서 성모승천 대 축일은 "마리아의 완전하심과 복되심, 동정의 몸과 흠 없는 영혼이 누리시는 영광 그리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완전히 닮으심을 기념하는 축제일" 이라면서 "이 날은 교회와 전인류에게 그 바라던 종국적인 희망이 실현됨을 보여주는 축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성모 승천은 인류 구원의 역사가 완성 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누리게 될 영광을 미리 보여주는 위로와 희망의 표지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모승천 대 축일을 지내는 신자들은 어떤 처지나 상황에서도 좌절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성모의 아들 딸로 새롭게 태어난 신자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고 하느님께 온전히 순명하신 어머니의 모범을 본받아 세상에서 겪는 온갖 고통과 시련을 지혜롭게 이겨내야 합니다. 고통은 인내를 낳고, 인내는 시련을 이겨내는 끈기를 낳고, 그러한 끈기는 희망을 낳는다는 것을 우리는 알 고 있습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 주셨기 때문입니다. (로마 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