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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4 19:31

오심과 다가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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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즈카리아의 노래(루카 1,67-79)

- 2015년 12월 24일(대림 제4주간 목요일)

1224 즈카리아의 노래.jpg

그때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는 성령으로 가득 차 이렇게 예언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 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그분께서는 우리 조상들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의 거룩한 계약을 기억하셨습니다. 이 계약은 우리 조상 아브라함에게 하신 맹세로, 원수들 손에서 구원된 우리가 두려움 없이, 한평생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의롭게 당신을 섬기도록 해 주시려는 것입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 오심과 다가섬

-의정부교구 교하본당 상지종 신부

1224 오심과 다가섬.jpg

아기 예수님의 성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설렘 가득한 날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아버지 즈카르야의 찬미의 노래를 듣습니다. 즈카르야의 노래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부분은 우리에게 오실 구세주 예수님에 대한 찬미이고, 둘째 부분은 자신의 아들 세례자 요한의 소명과 그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부분은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주제 아래 모아집니다.

하느님께서는 온 세상과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사람이 되어 오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오심을 준비하기 위한 예언자로 사람을 부르십니다.

그러기에 즈카르야는 감격적인 목소리로 자신의 아들을 일깨웁니다.

“아기야, 너는 지극히 높으신 분의 예언자라 불리고, 주님을 앞서 가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 죄를 용서받아 구원됨을 주님의 백성에게 깨우쳐 주려는 것이다.”

하느님의 ‘부르심’은 부르심에 응답하는 사람들의 ‘다가섬’으로 결실을 맺습니다. 따라서 성탄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심을 기억하고 찬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주님께 다가서려는 우리의 결심과 삶 안에서의 실천을 아우릅니다.

다시 말해 성탄은 인간에게 다가오시는 하느님의 일방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의 주고받는 양방향의 움직임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오심’과 그리스도인의 ‘다가섬’이 온전히 하나가 될 때에, 비로소 신앙생활은 참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하느님께 다가서는 만큼, 오시는 하느님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흔히 ‘자신의 다가섬’은 생각하지 않고, ‘주님의 오심’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하느님께서 몸소 사람이 되어 오셨지만, 우리에게 오시는 하느님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과 그분께 다가서려는 의지와 행동이 없는 사람에게, 하느님은 결코 당신을 보여주실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참된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 다가가려고 쉼 없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님께 다가가려는 우리를 가로막는, 걸림돌들을 수없이 만나게 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재물에 대한 집착, 기왕이면 편하게 살려는 끝없는 욕망,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고 희생하기보다는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이용하려는 그릇된 이기심이, 우리가 주님께 다가가는 데에 커다란 걸림돌이며, 신앙의 원수들입니다.

이러한 걸림돌에 걸려 넘어져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신앙의 원수들의 손아귀에 잡혀 헤어나지 못한다면, 우리는 주님 앞에 떳떳하게 나설 수 없고, 참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즈카르야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시는 이유를 이렇게 노래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당신의 거룩한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예로부터 말씀하신 대로, 우리 원수들에게서, 우리를 미워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것입니다.”

우리의 고결한 신앙을 더럽히려는 원수들에게서, 우리의 굳건한 신앙을 알맹이 없는 한낱 빈껍데기 장식물로 전락시키려는 원수들에게서, 우리의 신앙 실천을 왜곡하고 폄하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는 정녕 세상의 모든 억압과 굴레로부터 자유롭게, 어떠한 이기적 욕심에도 사로잡혀 있지 않고 순결하게, 재물과 권력의 우상을 깨뜨리려 가장 낮고 비천하게 우리 가운데 오십니다.

이제 우리는 바로 이러한 모습으로 오시는 약하신 분을 힘센 구원자요, 주님이라 고백함으로써 하느님께 다가가야 합니다.

 

▣ 첨언

즈카르야의 찬미가는 예수님을 통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오시는 자비로운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가다. 예수님 안에서 원수들과 그들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는 위력이 나타난다. 그 위력은 하느님 앞에서 거룩한 백성, 사람들 앞에서 정의로운 백성을 만들 것이다. 이런 모양으로, 백성의 상황을 비추는 ‘빛’이 드러나서, 충만한 생명인 평화를 향하여 나아가는 새로운 역사를 열어 놓을 것이다.

즈카르야가 부른 노래도 성령의 영감을 받아서 부른 ‘하느님의 가난한 사람들’의 노래다. 이 노래도 억눌리고 빼앗기는 가난한 사람들을 해방하러 오시는 하느님을 찬양한다. 이제 하느님이 와서 메시아를 보내신다. 이 메시아는 다윗의 자손으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구원하는 능력을 지니고 오신다.

요한은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인 주 예수님의 길을 준비할 것이다. 참된 구원은 죄를 용서받는 데 있음을 백성에게 선포함으로써 예수님의 길을 준비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알아주실 것이다

 

※ 출처 ⇒ ‘길 위의 신앙 : 하느님의 길- 사람의 길’ 제310호 (정의·평화·민주가톨릭행동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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