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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의 보통 일상은 아고라에서 박식한 철학가 들을 만나서는 유식한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져 "너희는 도대체 그 말의 뜻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그 말에서 무엇을 생각하느냐?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려고 하느냐? 거기서 나올 결론을 내다보고 있느냐? 그 결론이 너희가 내세운 기본전제와 어떻게 다른지를 예상하고 있었느냐?" 라고 따지기가 일쑤였고

그러다 보니 나름 그 시대 이름값이나 하던 철학자들은 자기네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주제넘은 노인의, "너의 무지함을 알라!"는 극성에 학자로서의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아테네 지성계는 그에게 독배를 마시게 만듦으로써 복수를 하였다.

스스로 지혜롭지 않다고 단언할 만큼 어리석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지혜에 출중한 당대 많은 사상가, 철학자들이 인간들의 지혜를 간추리고 정화하여 엮은 책들이 있다. 소위 지혜문학서 들이다. 저자들은 솔로몬 같은 현자로 자부하지는 않지만 어리석은 이들에게 교훈을 내릴만한 위치에 있다는 의식을 그들의 글 속에 깊숙이 박아 놓았다. 이것이 인간의 지혜이다.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주신 지혜는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 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한가? 성당 제대 뒤편 아주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어이없게도 십자가에 매달려 계시지 않은가?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지혜이신데, 그 지혜가 십자가, 자기 비움, 죽음 등으로 체현되는 까닭에 계산에 밝은 것이 곧 지혜라고 여기는 우리한테는 알아듣기 힘들다. 아무래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사람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이나 보다.

“그리하여 (나는) 지혜롭다는 자들의 지혜는 사라지고 슬기롭다는 자들의 슬기는 자취를 감추리라.” 이사 29,14 말씀대로, 하느님은 나자렛 예수를 보내서 똑똑한 종교 지도층의 본색을 벗겨버리신 셈이다. 인간적 지혜에 딴지를 걸어, 하느님의 사람들을 못 알아보는 어리석음을 밝히신 셈이다. 염려스러운 일은 그리스도 사건에 버금가는 어리석은 작태가 2천년 역사에 무수히 반복되어 왔으며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어디선가 읽은 안티오키아 총 대주교 다짐의 명구가 생각난다. 하느님의 지혜가 없으면 "하느님은 멀기만 하고, 그리스도는 과거의 인물로 그치고, 복음은 죽은 문자요, 교회는 사회 조직에 불과하며, 교회 권위는 지배체제가 되고, 선교는 선전이 되고, 경신례 는 직업이 되고, 그리스도교 생활은 노예근성에서 오는 윤리도덕에 불과하다." 그러나 하느님의 지혜가 우리와 함께하면 "그리스도는 부활하신 주님으로 우리 가운데 현존하고, 복음은 생명을 주는 위력이 있고, 교회는 성삼위의 친교 그 자체로 드러나며, 교회 권위는 자유를 가져다주는 봉사가 되고, 선교는 새로운 성령강림이요, 전례는 그리스도 사건에 대한 기념이자 선참(先參)이고, 그런 그리스도인은 인간이 신화(神化)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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