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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는 저도 살아오면서 처음 맞는 것 같습니다. 영세 후 매 주일 미사만 참례하다가 최근에 레지오 단원으로 입단하고 본당에서 나름 기도생활이나 기타 심신단체에서 할 수 있는 신앙생활을 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올해 초 본당에서 차량 봉사원을 모집한다고 했습니다. 주변 분들이 저에게 네가 하는 일도 운전이고, 구암, 합성, 소계동 일대는 눈감고도 운전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봉사자로 함께 할 것을 권면하였습니다.

저 또한 의미 있는 봉사활동이라 생각하고 차량봉사자로 지원하였습니다. 먼저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차량 코스 익히기, 차량 이용하시는 어르신 얼굴 익히기, 선탑자가 해야 할 일, 운행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안전수칙을 숙지하였습니다.

그렇게 한 달 정도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차량 봉사자로 첫 운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사전 차량운행은 그럭저럭 정원에 가까이 타셔서 안전하게 첫 운행을 마쳤습니다. 문제는 미사 후에 있었습니다. 미사 후 차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배로 늘었습니다. 차량 봉사자도 차를 탈 수 없었습니다. 코스도 뒤죽박죽이 되었습니다. 정해진 코스로 가자니 한 할머니께서 저쪽으로 가야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할머니께서는 저쪽으로 가자고 하시니 참 난감 하였습니다. 저도 30년 운전 경력을 갖고 있고, 운전 경력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효율적인 운행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리고 두 달후 다시 차량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지난번 보다는 더 잘해 야지 하며 미사 후 에어컨부터 켜고 나름 이용하시는 분들께서 불편함이 없게 하고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지난번 코스대로 갈려고 하니 한 할머니께서 ‘그 쪽으로 가면 안 된다.’하셔서 가는 길 을 조금 수정하니 또 다른 한분은 ‘나는 여기서 내려야 되겠다. 고 말씀 하셨습니다. 결국 그 할머니께서는 당신의 뜻과 다르다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먼저 내리셨습니다. 차 안에 계셨던 나머지 분들은 배려와 양보에 대해 한 마디씩 하셨습니다. 저 역시도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때 한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오늘 운전자는 초보다.’ 짧은 시간 운행이었지만 나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날이었습니다. 한순간 무너진 운전에 대한 저의 자존심 보다 차량 봉사자로써 더 설득하지 못한 자책감이 밀려 왔습니다. 약 7여 년간 주일 차량 봉사를 혼자서 도맡아 해 오신 정윤규 파스칼 형제님의 노고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부엌에 있는 며느리 말과, 안방에 계신 시어머니의 말을 아우를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한 부끄러움에 낯을 들 수가 없었던 순간, 신호등 앞에 멈춰서 있는 앞 승용차 뒷 유리창에 붙어 있는 스티커 문구가 내 눈에 확 눈에 들어 왔다.“내 탓이오!” - 차량 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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