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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1 09:32

추석(秋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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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 하룻 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릿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노천명 시인의 장날 이라는 시이다. 당장 낼 모레가 추석이다. 어릴 적 추석은 늘 먹거리가 풍성해서인지 추석 그 말 만들어도 배가 부른 느낌 이었다.

추석은 정월대보름, 6월 유두, 7월 백중과 함께 우리 고유의 보름명절이다. 보통 보름 명절은 정월 대보름과 추석 보름을 가장 으뜸 보름 명절로 지내는데, 정월대보름은 신년에 처음 맞는 명절이라 중시되고, 추석 보름은 농공 감사일 이라 하여 농사의 결실을 보는 절일이기에 그 또한 귀히 여긴다.

아울러 추석 무렵은 한해 농사의 마무리를 하는 시기이고, 또 이듬해의 풍농을 기리는 시기로서 깊은 의미가 있다. 또 한 보름의 만월은 농사의 풍작과 다산을 상징하여 대단히 중시 되었다. 또 추석은 만월이 뜨는 보름날이기에 만월인 보름달은 곡물로 치면 수확 직전의 알이 꽉 찬 모습이라 해서, 추석을 달의 명절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다.

시골에서는 이 시기를 즈음하여 목화를 따거나, 고추를 따서 말리며, 그 밖에도 잡다한 가을걷이 일들을 합니다. 호박고지, 박고지, 깻잎, 고구마순도 이맘때 거두고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합니다. 또 콩이나 팥, 메밀 같은 논밭의 곡식뿐만 아니라 겨울철 외양간 소나 말의 먹이가 될 꼴을 거둬들입니다.

가을 해 작대기로 못 받친다. 라는 말을 어렸을 때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추석을 즈음 하여 낮의 길이는 짧아지고, 저녁이 빨리 찾아오게 되는데, 해가 떨어지기 전에 가을걷이는 해야 하는데 하루해는 짧기만 하니 작대기로 해를 받칠 수 있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하던 일을 마치고 싶은 농군의 심정과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짧으니 부지런히 일해야 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 환호하며 거두리라.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이 곡식 단 들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

시편 126, 5

성경에는 유난히 씨 뿌리는 사람들에 대한 비유가 많습니다. 마태복음 13, 18~23에 나오는 비유의 말씀을 우리는 잘 새겨들어야 한다. 길에 뿌려진 씨앗, 돌밭에 떨어진 씨앗, 가시덤불속에 떨어진 씨앗,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 우리는 어떤 땅에 뿌려진 씨앗입니까? 추수의 계절인 추석을 즈음하여 좋은 땅에 뿌려진 씨앗처럼 백 배, 예순 배, 서른 배를 거들어 들이는 구암 교우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홍보 분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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