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이 주는 사월에 함께 하고 싶은 시(詩)

by 홈페이지관리자 posted Apr 2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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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숫자에 밝지 못해도
어려운 공식을 외우지 못해도
하늘의 별을 셀 수 있는 눈을 가졌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외국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해도
그들의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인류의 시초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몰라도
색깔 다른 콩 두 개가
어떤 모양의 콩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 없어도
아름드리 나무를 안아보고
놀랄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조각칼을 익숙하게 다루지 못해도
하늘의 구름이 무슨 모양인지
상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듣지 못해도
다룰 수 있는 악기가 하나 없어도
새와 함께 휘파람을 불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돈 세는 것이 서툴고,
물정에 어수룩해도
음식을 나눌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줄 서기를 잘 못해서
매번 손해를 본다고 해도
그럴싸한 말로 다른 이들을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해도
세상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믿는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글쓰기를 조금 못해도
책읽기가 조금 서툴어도
마음으로 다른 사람의 뜻을 물을 수 있고
헤아릴 수 있고 들을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지적하고
책망하기보다
용서해줄 것을 먼저 생각할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반대하는' 특기를 갖기보다
'찬성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서로 믿어주고,
서로 희망이 되어주고
서로 사랑할 줄 안다면
우리는 하느님을 닮았습니다.

 

하느님을 닮았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철·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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