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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06:10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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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명상가가 있었다.

그리고 그의 집에는 그가 '미련퉁이'라고

구박하는 머슴이 함께 살고있었다.

  
그는 새벽에 눈을 뜨면서부터 명상에 잠겨

밤이 깊을 때 까지 계속하곤 했다.

  
움직은 몫은 모두 '미련퉁이'머슴 차지였다.

마당쓸기,변소치기,상가집 문상가기,

마을길 울력하기 등등...

  
명상가의 명성은 날로 멀리 퍼져 나갔다.

나중에는 명상가의 기침 소리조차도

진리의 표현이 될 지경이었다.

'선생님은 여기에서 심히 기침을 하셨다'

라고 소개 되면서..

  
명상가의 집 대문턱이 유명 인사들의 발걸음으로

닮고 닮으면서 '미련퉁이'머슴은 눈코 뜰 사이없이 바빴다.

날로 주인의 얼굴에서는 빛이 났으나 머슴의

얼굴에는 주름골이 더욱 깊어져 갔다.

  
마침내 명상가가 이 세상을 떠났다.

신기하게도 같은 시간에 '미련퉁이'머슴 또한 죽었다.

그런데 제 세상으로 들어선 순간 명상가는

깜짝 놀랐다..자기가 인도되어 가는 곳이

뜻밖에도 지옥이 아닌가.

  
명상가는 발버둥치며 울부짖었다.

"나는 진리 외에는 말한 적이 없다."

그러저 곁에 붙어선 사자가 말했다.

"무슨소리야.아무리 진리라도 행하지 않으면

귀신 소리에 불과한 것일세.

그러니까 앞생에서의 자네는 귀신소리 확성기였던거야."


사자가 천상을 가리켰다.

"저기를 보게.자네가 미련퉁이라고 구박한

머슴이 천국으로 가고 있네.

그는 말한 진리보다는 행한 진리가 더 많았기에

천국으로 초대받은 것일세."

  
- 정/채/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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