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손이 없는 동상

by 정윤규(파스칼) posted Jan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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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독일의 한 마을에 진입한 미군이

황폐해진 그곳 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식량이나 돈, 농기구나 씨앗이 아닌 동상을 복원해 달라고 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마을 사람들은 마을 광장에 세워진 아름다운 동상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런 동상이 조각난 것이다.

과연 미군들은 마을 사람들을 도와 이 동상을 복원했을까?

  
어려운 작업 끝에 동상이 복원되었다.

그러나 사라진 두 부분만은 군인들이 찾아내거나 달리 대체할 수 없었다.

  
군인들은 동상을 완전히 복원하지는 못했지만 마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개막식을 갖기 위해 동상을 비단천으로 가려놓았다.

  
이윽고 마을 이장이 줄을 잡아당기자 비단천이 아래로 흘러내리면서

그 모습을 드러났는데 그것은 손이 없는 그리스도상이었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은 동상 발치에 군인들이 써놓은 푯말에 가 멎었다.

  
'나는 두 손이 없다. 그대의 손을 빌려주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