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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월 29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묵상글]

제목 : 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하는 사람들


올리브 산에서 바라보는 예루살렘의 전경은
참으로 가슴 시리게 다가온다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이었던가!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쉼 없이 걸어왔던 힘겨운 길이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결코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걸어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맞아주고 있다

잎이 많은 나뭇가지와 겉옷을 길에 펴놓고
환성을 지르며 나를 반기는 사람들
그러나 이 사람들은 나의 길을 모른다
자신의 기대와 감정에 이끌려 기뻐할 뿐

나의 길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

최후의 만찬을 거행한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제자들
얼마나 사랑했던가
나의 모든 것을 내 주었다
아무런 대가없이

그러나
이들은 나를 버리고 자신의 길을 간다

나를 팔아넘긴 가련한 제자 유다

나와 함께 한시도 깨어 있지 못하고
피곤에 지쳐 쓰러진 제자들

힘없이 붙잡힌 나를 두고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울부짖던 베드로

더 많은 이들이
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한다

사랑과 존경의 입맞춤을
배신과 저주의 상징으로 만든 유다

칼과 몽둥이를 들고
나를 잡으려고 달려드는 병사들

두 눈을 부릅뜨고
잡아먹을 듯이 외쳐대는
스스로 의로움에 사로잡힌
대사제들과 원로들

자신을 군중에 묻어버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알려고 하지 않으며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쳐대는 사람들

정의와 불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진리와 거짓 사이에서 흔들거리며
지도자의 권위를 스스로 내팽개치고
제 책임 떠넘기는 추한 빌라도

가진 자들에게 삶을 저당 잡혀
채찍질하고 못 질하는
힘없고 불쌍한 하수인들

짓이겨진 나를 지켜보며
아무 것 할 수 없는 자괴감에
피눈물 흐느끼는 여인들

영문도 모르고
내 온 몸과 마음을 짓누르는
감당할 수 없는 십자가를 함께 짊어진
고마운 키레네 사람 시몬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죄인들

십자가 위 아무 힘없이 매달린 내 주검에서
거룩한 구원의 ??역사를 보았던
참된 믿음을 지닌 이방인 백인대장

내 주검을 곱게 감싸고 따뜻하게 묻어준
의회 의원 아리마태아 사람 요셉

처참한 내 주검마저 마음에 새기고자
먼발치에서나마 시선을 거두지 못한
착하고 고운 여인들

나는 혼자이다
그러나 결코 혼자가 아니다

내 삶의 순간순간에 그러했듯
내 삶의 마지막 죽음의 길에도
무수히 많은 이들이 나와 함께 있다

나를 따르기 위해서
나를 배척하기 위해서

나를 살리기 위해서
나를 죽이기 위해서

이제 너를 내 길에 초대한다
과연 너는 왜 이 길에 함께 하려느냐
과연 너는 어떻게 이 길에 함께 하겠느냐

- 의정부교구 송산본당 상지종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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