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교우는 자신이 매번 들어가는 성당에 고개를 들고 들어서지 못한다.
신부님을 뵐 때마다 어제 마신 술이 미안하고,
성체를 받을 때마다 손바닥이 타들어가지나 않을까 걱정을 한다.
내 탓 이오, 내 탓 이오, 하며 가슴을 칠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자신의 죄가 부끄럽기만 하다.
그는 분명 신앙인이다.
반면, 주일마다 꼬박꼬박 성당에 가고, 봉헌 바구니에 지폐를 던져 넣고,
매주일 영성체를 하고 목청이 터져라 알렐루야, 아멘을 외친다.
성당 내에서는 아주 열심이지만 가족들은 냉담중이며
일상의 행동들은 분명 신자이지만 비신자들 보다 못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행한다.
그는 그냥 신자일 뿐이다.
위 두 유형의 교우들 중 전자는 신앙인이 틀림없지만
후자는 신자라고는 할 수 있어도 신앙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지금 나의 모습은 신앙인 입니까? 그냥 신자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