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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온 우주가 하느님을 찬양하고 있는데
나는 왜 그 소리를 듣지 못하는가?
온 우주를 통해 하느님께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려주시는데
나는 왜 그분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가?
바람의 소리를 통해서, 폭풍의 소리를 통해서,
잔잔하거나 거친 파도소리를 통해서,
간밤의 빗소리를 통해서, 갖가지 새 소리를 통해서,
흘러가는 구름의 소리를 통해서, 모든 삼라만상을 통해서
그분은 당신의 음성을 들려주고 계신데
나는 그 소리들에서 그저 바람소리, 폭풍소리, 새소리... 만을 들을 뿐
왜 그분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가?

하느님께서는 사랑스러운 사람만이 아니라
저 미운 사람을 통해서도 당신의 소리를 들려주시는데,
나는 왜 거기서 화해와 용서의 소리는 듣지 못하고
상처와 오해와 불신의 소리만을 들을까?
나는 왜 거기에 숨어 있는 그분의 소리는 듣지 못하는 것일까?
그분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가?
이 모든 것이 나를 당신께 이끌어주는 은총의 소리인데도...

주님, 당신의 소리를 듣게 해 주십시오.
저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저  폭풍의 소리를 들으면서,
온 우주를 바라보면서 당신의 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내가 싫어하는 저 원수 같은 이의 소리를 들으면서 당신의 구원의 소리를,
당신의 용서와 화해와 사랑의 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내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통해 당신이
지금 나를 예까지 이끌어 주셨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십시오.
만나는 모든 사람을 당신처럼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이 사람들을 통해 당신을 보게 하여 주십시오.

특별히 세상을 떠날 때 당신의 목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당신을 느끼면서 떠나게 하여 주십시오.
“웅장하고 아름다운 황혼을 바라보며 저는 감탄했지요.
이제 생의 마지막에서 되돌아보니 온 세상이 늘 아름다운 그 황혼이었군요.”
그렇게 세상을 황홀하게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세상을 떠나게 해 주십시오.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올려 보면서,
별빛과 달빛이 신비스러운 물결을 만들어내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저는 당신께 찬미의 노래를 바쳤지요.
그렇게 찬미의 노래를 부르며 당신의 품에 안기게 해 주십시오.
“아, 당신은 이 세상의 소리,
내가 만난 숱한 사람의 음성을 통해 제게 말씀하고 계셨군요.
그런데 나는 그것을 듣지 못했지요? 그런데 이제 들려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하면서 죽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당신의 음성이 들려오는 이 세상을 사랑합니다.
저를 미워한 사람, 제가 보기 싫어했던 사람,
이 사람들 모두가 당신의 소리를 들려주는 당신의 창조물이었군요.
모두가 당신의 목소리였군요. 모두가 당신의 마음이었군요.
모두가 당신을 느끼게 하는 당신의 얼굴들이었군요.
이 사람들을 사랑합니다.”
이렇게 사랑을 노래하며 죽게 하여 주십시오.

아, 되돌아보니 기쁨만이 아니라 슬픔과 괴로움과 고통까지,
희망만이 아니라 절망과 불안까지도 함께 있었기에
세상은 더욱 아름다웠고 사랑스러웠지요.
어둠이 짙을수록 빛이 더욱 빛나듯이 고통이 있었기에 기쁨은 더욱 빛나고,
슬픔이 있었기에 즐거움은 더욱 큰 즐거움일 수 있었지요.
그렇게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지 못한 세상이었다면
어찌 세상을 아름답다 사랑스럽다 하였겠습니까?
당신의 창조를 찬양하면서 빛과 어둠,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
젊음과 늙음, 생과 사가 짝을 이루어 나를 인도해준 세상에서
당신을 찬미하며 떠나게 하여 주십시오.

나에게 세상을 느끼게 해주시는 하느님,
세상을 통해 당신을 느끼게 해주시는 하느님, 사랑합니다,
영원히 찬양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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