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등산로를 자주 보시리라 생각 합니다.
오르막길을 다소 편하게 오르내리게 하려고 계단을 만들어 놓은 곳들이 많은데,
제대로 잘 연결되고 모양새도 좋은 나무계단도 있지만
대부분의 동네 산엔 적당한 길이와, 굵기의 나무로 버팀목 식으로 만들어 놓기 마련이다.
그냥 놓으면 흔들거릴까봐, 아래쪽에 큰 나무못을 박아 고정시키는데,
보통은 좌우 끝부분에 하나씩 깊게 박아 흔들리는 걸 방지한다.
작은 나무가 큰 나무를 지탱하는 형국인데,
개중엔 좀 더 튼튼하게 지지하라고, 가운데에 몇 개를 더 박아 넣기도 한다.
사람들이 밟고 오르내리기를 거듭하고, 비바람 불어대고, 눈이 쌓였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계절이 여러 번 바뀌고 세월이 흐르면 조금씩 나무 계단 밑의 흙들이
파이거나 쓸려나가기 시작하는데,
그래도 제법 단단하게 박혀 제 본분을 다하려 무진 애를 쓰는 것 같다.
세월에 마모되고 흔들거리면 다시금 새 나무를 놓아 몇 년을 버티게 할 것이다.
나무 못 들이 박힌 자리는 생각보다 견고해 보인다.
그냥 내버려 두었다면 아무 소용이 없고,
장작으로 쓰였다면 잠시 잠깐만 반짝하다 사라져 버렸겠지만,
이렇게 버팀목으로 서 있는 것을 보니. 그 후로도 오랫동안 소임을 다하는 것 같았다.
보잘 것 없고 하잘 것 없는 나무목 몇 개에 새삼스레 눈길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