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 내에서 소명, 순명, 이 두 단어는 참으로 많이 사용되고 듣는 말일 것이다. 특히 레지오 단원에게 순명은 거의 의무만큼이나 중요시 하는 덕목으로 여긴다. 저는 오늘 꾸리아 부단장으로서 순명을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내에서, 청빈의 삶 못지않게 중요하게 우리에게 권장되는 것이 순명이라는 덕성이다. 특히 일반 평신도보다는 수도자, 성직자 공동체에서는 이를 거의 의무 사항처럼 엄격히 지킬 것을 강요 한다. 그렇다면 순명이 무엇일까? 가톨릭 대사전에 정의되어 있는 순명에 대해 알아보자.
순명(殉名) - 윤리덕(倫理德)의 하나로 자유의사를 가지고 기쁜 마음으로 명령을 따르는 마음 자세를 지칭, 순명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의 행위이고, 자신을 희생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하느님을 기쁘게 한다. 순명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위인 외적 순명과 내면으로 따르기를 마음먹는 내적 순명이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가 순명인가에 대해서는 명령자의 권한과 관계가 있다. 예컨대 하느님에 대한 순명은 그 범위에 제한이 없는 절대적인 순명이지만. 사람에 대한 순명은 정해진 권위에 한정된 범위에 대한 순명이라고 한다.
일반적 의미로는 아랫사람이 자기 의지를 꺾고 윗사람의 뜻을 실천하는 것을 순명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무조건적으로 신앙공동체 내 윗사람의 말을 따라야 하는가? 혹시 우리는 순명과 복종을 혼동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 대목에서 순명 이라는 행위의 의미를 깊이 묵상해 보고 싶었다.
첫째, 순명(順命)이란 하늘의 명령에 순응하여 따른 다는 뜻으로서 옛 사람들은 명(命) 이라는 말에는 내부적 깊은 곳에 하늘(하느님)의 뜻이 내포되어 있음을 말한다. 따라서 순명을 요구하는 측이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측에서 공히 이 행위가 하느님의 뜻에 합하는 가를 진지하게 묵상해 보아야 한다. 만약 그것이 하느님 뜻에 맞지 않는다면 받는 사람이 겸손하고 진지한 기도 속에 이를 식별 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순명을 요구 하는 사람이나 순명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그 행위의 책임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윗사람이 나는 제대로 시켰는데 밑에서 잘 못했다거나 아랫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그냥 위에서 시키는 대로 순명했으니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것은 크게 어불성설이 될 것이다.
셋째로 가장 바람직한 순명은 어떤 미묘한 사안이 생겼을 때, 양측이 똑같이 깊은 묵상과 기도를 거친 후, 심각하고 진지한 교감 속에서 하느님을 가운데 두고 깊은 토론 후에 자기희생을 통하여 이기심을 극복하여 완벽히 자기 자신을 설득하고 그 뜻을 받아 들여 온전히 자유의지로서 행한 후, 자기가 그 책임부분을 변명으로 회피하지 않고 전적으로 지는 순명의 행위가 가장 가치 있는 순명이리라 봅니다.
참으로 쉬운 듯 어려운 게 순명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의 성장엔 레지오 단원이 있었고, 레지오 단원들의 끊임없는 활동은 순명하는 자세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홍보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