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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었던 법정 스님 글인데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선종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글이고 또한 추기경님 삶의 어떤 모습을 우리가 닮아야 하는가를 잘 표현한 글이라 일부 발췌해 왔습니다.

십여 년 전 성북동 길상사가 개원하던 날, 그분은 흔쾌히 나의 초청을 받아들여 힘든 걸음을 하시고, 또 법당 안에서 축사까지 해주셨다. 그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 인간애와 감사함이 늘 내 마음속에 일렁이고 있다. 또 어느 해인가는 부처님 오신 날 소식도 없이 갑자기 절 마당 안으로 걸어 들어오셨다. 나와 나란히 앉아 연등 아래서 함께 음악회를 즐기기도 했었다.

신앙인이든, 일반인이든 추구하는 것은 영적인 온전함에 있다. 우리가 늘 기도하고 참회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깨어지고 부서진 영혼을 다시 온전한 하나로 회복시키는 것, 그것이 종교의 역할이다. 그리고 그 역할은 개인의 영역을 넘어 사회와 국가 전체, 인류 공동체로 확대된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자신 안에서나 공동체 안에서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데 일생을 바치신 분으로 내게 다가온다.

그분은 십자가의 성 요한이 말한 "모든 것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아야 하며, 모든 것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어떤 것도 되지 않아야 한다."를 삶 속에 그대로 옮기신 분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하심(下心)',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의 실천자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느님을 말하는 이가 있고,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하느님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그 존재로써 지금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으로 감지하게 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다.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더 단순해지고, 더 온전해지라. 사랑은 단순한 것이다. 단순함과 순수함을 잃어버릴 때 사랑은 불가능하다. 지금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 곁을 떠나셨지만 우리들 마음속에서는 오래도록 살아 계실 것이다.

위대한 존재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그분의 평안을 빌기 전에, 그분이 이 무상한 육신을 벗은 후에도 우리의 영적 평안을 기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분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귓속말로 말하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여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 그리고 용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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